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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와 참 소통을 원하는 부모를 위한 비폭력 대화법
등록자 가족여성과 등록일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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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참 소통을 원하는 부모를 위한 비폭력 대화법
 
아이가 연락이 안 되는 채로 평소보다 세 시간 가량 늦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럴 때 당신이 엄마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은가? “너 말도 않고 어디 갔었어?” 좀더 심하게는, 다짜고짜 “어디서 무슨 짓 하다 온 거니?”라고 하거나 “내가 너 때문에 못살아”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나는 왜 만날 이 모양이지? 엄마가 화낼 줄 뻔히 알면서……’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탓하거나, ‘우리 엄만 늘 저런 식이야. 왜 늦었는지는 묻지도 않고…… 엄만 뭐 이런 적 없나?’라며 공격하는 마음을 품게 되기 쉽다.
 
만약 “무슨 일 있었니? 연락도 없이 늦어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라는 식으로 엄마의 심리적 상태나 느낌을 먼저 말한다면 아이의 반응이 달라지지 않을까? 물론 화가 났다면 당연히 “화가 났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느낌을 말한 뒤에 왜 걱정이 되었는지, 화가 났다면 왜 화가 났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모든 말이나 행동에는 어떤 욕구(need)가 담겨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찾아 아이에게 설명해 주자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정말로 원한 건 뭘까? 일이 있을 땐 연락을 해주었으면 하는 것일 게다. 연락을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속에는 또 어떤 욕구가 있을까? 아이가 별 탈 없이 잘 있는지,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아이가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알고 싶은, 다시 말해 아이와 교감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네가 연락도 없이 세 시간을 늦었을 때”라는 말처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가지고 말할 때와 “네 멋대로 행동하는 걸 보니”라는 말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또 세 시간이나 늦어서 “엄마는 속이 많이 탔다. 걱정이 많이 되었어”라고 느낌을 말할 때와 “엄마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는 애구나”라는 식의 평가와 생각을 말하는 것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엄만 네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그리고 잘 있는지 알고 싶거든.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으면 미리 연락을 좀 해주겠니?”라고 구체적으로 부탁하는 것과 “앞으로도 계속 이럴 거냐? 한 번만 더 그러면 혼날 줄 알아!”라고 강요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아이로 하여금 앞으로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말일까?
 
여기서 잠깐! 이런 식의 대화를 단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쉽고 빠르게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그건 오해다.
 
정확한 관찰과 느낌, 그리고 그 느낌 뒤에 깔린 자신의 욕구, 그리고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구체적인 부탁의 방식으로 이야기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 비폭력 대화법인데, 이 대화법이야말로 오히려 더 진실에 가까운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표현하게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공감하면서 즐겁게 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우리는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훈련,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알아듣기 쉽게 부탁하는 방식의 대화에 익숙지 않다.
 
조금만 복잡한 상황이 되거나 견디기 어려운 민감한 말을 들으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때론 자신의 느낌이 뭔지도 읽어내지 못한다.(대부분의 경우, 남자들은 자신의 느낌을 잘 찾지 못하고, 여자의 경우는 자신의 욕구를 잘 찾지 못한다고 한다.) 또 상대와 의견이 상충될 때 어떻게 마음 상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갈 수 있는지 그 방법도 잘 모른다.
 
말은 배웠으되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이다. 남의 말을 들을 때도 있는 그대로를 듣지 못하고, 끊임없이 판단하며 듣게 되거나 자기가 듣고 싶은 방향으로만 듣기도 한다.
 
공감하면서 대화하고, 서로의 욕구를 즐겁게 충족시킬 수 있는 지혜의 대화법이 바로 비폭력 대화법이다.
 
이 대화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발전시킨 로젠버그 박사는 미국 디트로이트의 한 마을에서 자라면서, 자신이 일상적으로 보는 폭력을 대신할 수 있는 평화적인 의사 소통 방법은 없을까,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성과 연민의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순 없을까에 관심한 끝에 바로 이 대화법을 정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국제적 비영리 단체로 성장한 비폭력 대화 센터(CNVC, The Center for Nonviolent Communication)를 통해 100여 명의 전문 강사가 배출되었고, 그들은 전쟁 발발 지역이나 재소자/출소자, 학교, 심리치료사, 중재인, 경영자, 경찰, 성직자, 공무원 등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나의 경우, 비폭력 대화법을 공부하고 나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나 자신과의 대화에 적용하면서 스스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번에 내가 몸담고 있는 샨티출판사에서 비폭력 대화법 강좌를 마련했다. 특별히 가정의 달 5월을 보낸 뒤 여는 강좌라서 “아이와 참 소통을 원하는 부모를 위한 비폭력 대화법”이라는 주제로 마련해 보았다.
 
우리가 너무나 오랫동안 폭력 언어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한 차례 강좌로 그 습관이 바뀌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 강좌를 통해 평소 대화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리고 비폭력 대화가 뭔지를 의식하고 살 수 있다면 생활 속에서 조금씩 훈련하면서 바뀌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사족 한마디! 부모의 말이 비폭력 언어로 바뀌면 아이는 저절로 그 말을 배운다.
(이 글은 은평시민신문에 쓴 기사를 옮겨 놓은 것입니다. -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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